[북갈피] 밤을 걷는 밤 - 유희열과 함께 걸어다닌 서울의 밤, 거리. 그리고 추억.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인상 깊은 구절,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따로 메모하거나 표시하지 않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뿐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잊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이렇게 느끼지 않기 위해 책을 읽고 담아두고 싶은 갈피를 작성해두려고 합니다.
물론, 주관적인 느낌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적기 때문에
개개인마다 받아들임의 차이가 있고, 생각의 차이 또한 있기에 강요하지 않는 점 이해 바랄게요.
북갈피 포스팅은 서론 - 본론 - 갈피 - 마무리 순서로 구성됩니다.
본론 안에는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책을 접하게 된 계기
- 작가 소개
- 책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및 소감
-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거나 생각해보고 싶은 부분, 그리고 느낀 점을 적어둔 메모
저의 북갈피를 보러 와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리면서,
시작하겠습니다!
밤을 걷는 밤
저자: 유희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밤을 걷는 밤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
하루의 끝자락이 문득 쓸쓸하다면
무작정 외투만 걸치고 거리로 나서보기를.
익숙하고 가까운 동네를 나풀나풀
한 바퀴 걸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밤은 언제나 뜻밖의 풍경을 준비해 둘 테니.
이 책은 도서관에서 대여하려던 책이 이미 대여중이어서
'어떤 책을 대여해야하지?!' 하며 다급하게 검색하던 중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만의 책 스승인 핑크팬더님의 블로그 포스팅에서 이 책을 접했습니다.
밤을 걷는 밤 - 걷기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유희열이 밤에 걷고 있는 프로를 봤다. 내가 본 편은 유희열이 살았던 청운효자동이...
blog.naver.com
(계속 포스팅하다 보면.. 나중에는 핑크팬더님처럼 담백하고, 깊이 있는 서평을 적을 수 있겠죠?)
사실 요즘 직무도 그렇고, 독서도 그렇고
소위 말하는 '자기 계발 뽕에 취해있다 단물 빠지고 있는 상태' 처럼
묵묵히 걸어가던 길 앞이 흐려지고 있습니다.
갈피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빠지는 것이죠.
그래서 '에세이로 나를 힐링하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 책 제목을 보자마자 스쳐간 생각이 있었는데요.
'요즘에는 퇴근하고 매일 카페에 앉아 독서와 공부를 하고 있어서,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잊은 채로 살고 있었네.'
이 두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그렇게 이 두 가지 생각을 해소할 수 있는 이 책을 바로 대여했습니다.
프롤로그와 소개를 보니 '카카오TV - 밤을 걷는 밤' 웹예능에 유희열이 출연하여, 서울 곳곳을 밤에 걸어 다니는 것부터 시작했더라고요.
그런 영상을 책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신선했습니다.
마치, 영화와 드라마가 시초인 책을 접하는 느낌?
제가 영상을 시청해보진 않았습니다만,
비록 영상이 아니더라도 책 속 사진들을 통해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과 경관을 간접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몇몇 사진들은 너무나도 풍경이 아름답고, 경이로워서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했습니다.
중반부부턴 제가 작성한 이 포스팅의 제목처럼
'마치 유희열과 옆에서 밤산책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 도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은 덕분에 위 두 가지 생각을 만족시켰으며,
마음이 무척이나 따뜻해졌고, 힐링되었습니다.
(방향이 흐려지는 것은 완전히 해결하진 못했지만요..)
다음으로,
제가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기억해 뒀다 밤공기가 좋을 때 산책 가고 싶은 장소' 에 대해 적어두려 합니다.
(이러한 장소들의 자세한 소개 및 사진은 포스팅과 맞지 않아 간단한 설명으로 작성하겠습니다.)
종로구 청운효자동
→ 무무대 : 야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
→ 시인의 언덕 : 막 시작한 연인이 산책하기 좋은 곳.
용산구 후암동
→ 삼순이 계단 : 남산에서 가장 유명한, 드라마 속 한 장면 같은 청춘의 계단.
중구 장충동
→ 수표교 : 한양의 홍수를 막기 위해 세종대왕이 청계천에 처음으로 다리를 놓았지만, 이후 청계천 복개 공사로 현재 이 장소에 옮겨졌다고 한다.
홍제천
→ 홍제유연(빛의 미술관, 빛의 통로) : 유진상가를 지나 이어지는 하부
동대문구 천장산 하늘길
→ 천장산 숲길, 그리고 정상.
행촌동-송월동
→ 새문안극장
→ 경희궁 : 24시간 무료 개방.
→ 독립문
성동구 응봉동
→ 응봉산 산책로 : 야경이 무척이나 예쁘고, 경사도 완만하다고 한다. (야경 1등, 전망 1등)
→ 팔각정 계단
종로구 창신동
→ 테르트르 카페 : 대형 카페 + 루프탑 도시 야경 뷰
→ 돌산마을, 돌산 : 일제강점기 당시 화강암 채석장이었다고 한다.
물론 이외에도 언급했던, 걸어 다녔던 장소 하나하나 전부
아름답고, 신비하고, 경이롭고, 새롭고, 인상 깊었습니다.
꼭!
봄이 시작하며 날씨가 풀릴 때 밤산책하러 돌아다니려고요.
마지막으로,
제가 이 책, 유희열 작곡가에게 대답하는 문장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그렇게 북갈피로 이어가겠습니다.
덕분에 쓸쓸하지 않게 잘 걸어 다녔습니다.
따뜻한 여름부터 차가운 겨울까지.
서울, 여기저기 골목골목을.
"그러고 보면 참 신기하다.
같은 공간에 대한 기억이 이토록 다채로울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공간은 각자의 추억 속에서
저마다 새로운 풍경으로 되살아난다."
모두가 같은 경험을 해도 각자 느끼는 바는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같은 공간에 방문하고 있었지만
'누구와 어떻게 함께 있고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에 따라
시간이 흘러 추억으로 무르익었을 때
기억하는 추억은 각기 다릅니다.
"그동안은 야경을 차경하여 그사이를 걸어왔다면,
여기서는 삶의 한가운데를 걷고 있는 기분이다.
길은 언제나 삶을 가로지른다."
차경(借景)
- 멀리 바라보이는 자연의 풍경을 경관 구성 재료의 일부로 이용하는 수법.
- 즉, 자연의 경치를 빌리는 것.
"거리가 살아 숨 쉬려면
사람들이 걸어 다녀야 한다.
그중에서도 젊은 사람들로 북적여야 한다.
거리를 혈관에 비유한다면
젊은 피가 수혈돼야 하는 것이다."
거리, 더 나아가서 동네가 번성하기 위해서는
젊은 피를 수혈해야 합니다.
즉, 젊은 사람들이 많이 걸어 다니는 동네가 곧 핫플이죠.
그래야 거리, 동네가 생동감 있고 활기차게 되니까요.
그런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면, 살아있다는 느낌 또한 커지니까요.
"이 거리에 모여든 젊은이들이
그냥 술 마시며 수다 떠는 것처럼 보여도
그들은 부지런히 무언가를 '하고' 있다.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을 하는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건 그들이 가진 에너지다.
그 에너지가 거리를 살리는 원천이 된다."
"이제는 안 하던 짓을 좀 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 걸어봐야 마주칠 수 있는 뜻밖의 풍경을 좀 더 많이 보며 살고 싶어졌다.
그러면 낯설고 새로운 풍경들 속에서
또 다른 내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겠지."
저도 안 하던 짓을 해보고 싶습니다.
바로, 해외여행 가서 도시와 시골 상관없이 구석구석 거리를 걸어 다니기!
그렇게 풍경, 사람, 모습, 환경을 몸소 느끼고, 담아두고 싶습니다.
그럼 내 모습도 새로이 발견할 수 있을까요?
"밤을 낮처럼 살아가는 저들은
밤을 걷고 있는 나와 달리 밤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동대문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빛들보다
그들의 활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치열함이 더 눈부시다."
직장인인 저와 대비되는 풍경이네요.
직장인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삶, 일상
(야근 제외)
이렇게 서로 '다름' 에서 경외심이 느껴집니다.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깨어있고, 활동하는 시간에는 열심히 살겠다' 는 다짐을 합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실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그런 시시껄렁한 시간과 얘기를 나눌 친구가 점점 없어진다는 거다.
별일 없이 만나 시시한 얘기 나누며 낄낄거리고 아무 소득 없이 헤어지는, 그런 사이 말이다.
이 밤, 많이 변한 이 거리를 걷고 있자니
시시한 얘기를 나눌 친구가 정말 그립다."
저의 대학생 시절에 종종 '궁동 로데오거리 달빛포차 앞 사거리' 에서
친구들과 벤치에 한두 시간 앉아서 사람만 구경했었죠.
어떤 때는 옆 공원에서 과자와 캔맥주 또는 소주만 사서 노상하기도 했고요.
돈이 없을 때는 술집 가서 3900원 김치찌개 하나만 시켜서 계속 재탕하며 술 마시기도 했고요.
그렇게 놀다 집에 돌아가는 길이 되었을 때
'오늘 하루 실없는 대화만 주고받았네'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분은 좋았고 재미있었습니다.
웃기만 했었기 때문에 행복했던 추억으로 남아있죠.
이제 나이가 어느 정도 들고, 대부분이 직장에 다니면서
이렇게 실없는 대화와 재미있는 농담만 주고받는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거의 없다고 봐야죠.
이런 상황에는 요즘엔 오히려 '괜히 시간만 날렸네.' 라는 게 더 크게 느껴지고요.
시원섭섭하네요.
나이가 들며 친구가 사라지는 건지,
그럴 시간이 줄어드는 건지..
오랜만의 에세이라 제 감성세포를 자극시켰습니다.
말이 길어지는 포스팅이었습니다..
다들 잠깐이라도 좋으니
밤에 산책 겸 동네를 걸어 다녀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긴 저의 북갈피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