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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갈피/시, 에세이

[북갈피] 죽은 자의 집 청소 - 누군가의 죽음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특수청소부의 이야기.

by 잡은 갈피 2023. 1. 26.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인상 깊은 구절,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따로 메모하거나 표시하지 않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뿐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잊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이렇게 느끼지 않기 위해 책을 읽고 담아두고 싶은 갈피를 작성해두려고 합니다.

물론, 주관적인 느낌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적기 때문에

개개인마다 받아들임의 차이가 있고, 생각의 차이 또한 있기에 강요하지 않는 점 이해 바랄게요.

 

북갈피 포스팅은 서론 - 본론 - 갈피 - 마무리 순서로 구성됩니다.

 

본론 안에는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책을 접하게 된 계기
  • 작가 소개
  • 책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및 소감
  •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거나 생각해보고 싶은 부분, 그리고 느낀 점을 적어둔 메모

 

저의 북갈피를 보러 와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리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죽은 자의 집 청소

저자: 김완

 

 

 

죽은 자의 집 청소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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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했던 당신의 마지막을 청소해 드립니다.

 

(이 책을 2022년 3월에 읽고 포스팅했었습니다.)

 

작가님의 프로필을 보게 되었습니다.

특수청소뿐 아니라 집필과 출판 업무도 하셨더라고요..

 

문체가 (이과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시적이고, 문학적이었습니다. 

덕분에 더 몰입했고, 여러 생각을 더 해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다 보니

중간에 눈살 찌푸려지는 구절,

가슴부터 울컥 차오르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눈살 찌푸렸다고 내용이 별로다! 는 절대 아닙니다.)

 

동물을 포함한 생물들의 죽음의 순간,

사후(죽은 이후) 기간에 대해 묘사를 자세히 해주셔서 제가 마치 그 현장을 보고 체험한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멘탈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직업입니다만,

이 책을 통해 이러한 특수청소를 하시는 분들과 그들의 직업에 대해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잊지 못할 큰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수청소 견적이 어떻게 책정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궁금합니다.)

그렇지만 엄청난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이러한 일을 맡길 수밖에 없는 의뢰인들의 사정도 이해 갑니다.

 

 

그런 농담 아시나요?

'바퀴벌레 먹으면 N억 줄게!'

와 같이, 학창 시절에 항상 '~ 금액 받으면 ~한다.' 와 같은 농담을 친구와 주고받은 경험.

 

물론 이런 장난 같은 업무가 아닐뿐더러,

무척 고귀하고 숭고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는 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던지 간에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또 한 가지는, 제가 사회의 밝은 부분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이렇게 고립되고 암울한 음지도 함께 살아가고 있다' 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고독사, 자살, 폐가..

심지어 애니멀 호더까지..

그러한 어두운 현장을 생생하게 들려주시고

현장에서 청소하시면서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 느낌을

문학적으로 표현하신 김완 작가님

대단하다는 말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다른 책이 나오면, 그 책도 읽어봐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에피소드가 많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 두 철창 안에 갇혀 굶어 죽은 고양이 10마리..
  • 경제적인 사정으로 동반자살한 부부..
  • 자살 전에, 자살한 흔적을 청소하기 위해 드는 견적을 자기가 물어보는 사람..
  • 대소변을 페트병에 수십 병 모아놓은 사람...

 

이 이상 언급하면 책에 대한 흥미가 반감되므로

에피소드 관련해서는 여기까지만 작성하겠습니다.

 

이 책을 읽고 제가 느낀 생각을 한 문장으로 적어봤습니다.

 

필력에 몰입했고,
한 번도 듣지도, 경험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호기심과 기대감에 계속 펼쳐보게 되는 책

 

 

 

 


"언제나 고통이란 더 극심한 고통에 순위를 내주곤 잠잠해지게 마련이다."

지금 이 고통이 영원할 것 같고, 가장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무척이나 신기한 존재입니다.

다음 고통이 오게 되면 이전 고통 따위는 큰 생각이 나지 않게 됩니다.

단지, 지금 느끼는 고통만이 엄청나게 크다고만 생각하죠.

 

어찌 보면 부정적인 문장일 수도 있고, 긍정적인 문장일 수도 있네요.

'고생 끝에 낙이 온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

와 같이.

 

 

고통 뒤엔 행복이 와야 하는데, 새로운 고통이 와서 이전 고통 따위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니..

지금 느끼는 고통을 없애기 위해서는 새로운 고통을 맞이해야 할까요..? ㅎㅎ

 

 

 

"그 누구라도 자기만의 절실함 속에서 이 세계를 맞닥뜨린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사치의 이면에는 어릴 때부터 뼈에 사무친 경제적 결핍감이,
사랑의 소품으로 집 안 곳곳을 장식하려는 마음 밑동에는 사랑받지 못하고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뿌리를 내린 채 복잡하게 얽히고설켰는 지도 모른다."

어릴 때의 트라우마, 결핍이라기보다는..

 이라고 할까요?

 

저는 대학교 시절 당시 용돈으로만 생활했었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소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여행이라던지, 연애에 있어서도 더 맛있고 예쁜 것, 더 좋은 선물, 더 먼 거리 등.. 

 

이런 하나하나로부터 한이 조금씩 맺혔고,

'돈을 엄청 많이 벌어서 이러한 일을 최대한 반복하지 말자' 는 목표이자 욕망이 생겨있습니다.

 

이런 한이 살아가면서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를 이 책에서는 '복잡하게 얽히고설켰다.' 라고 표현하네요.

 

이 포스팅을 보고 계신 분도 이 기회에 한 번 돌이켜봤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어떤 부분에서 한이 맺혀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금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다 보면 출발지는 어느새 잊히게 마련이고, 도착하는 지점 또한 애초의 목적지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엄청 좋아하던 '프라이머리 - 독' 이란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급히 따라가다 보면, 어떤 게 나인지 잊어가 점점.

멈춰야겠으면 지금 멈춰.

우린 중요한 것들을 너무 많이 놓쳐.'

 

어찌어찌 급하게만 살다 보면

내가 어떻게 사회의 첫걸음을 출발했고,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지,

내가 누군지 잊어버립니다.

 

이에 더해 '내가 뭘 위해 인생을 살고 있는지' 와 같은 인생의 목적지가 흐려지고,

인간관계, 취미, 목표 등 여러 가지 중요한 것들을 놓쳐버릴 수 있습니다.

오히려 목적지와 멀어지는 길로 가게 되죠.

 

물론 이 책에서는 출발지 = 인생, 목적지 = 죽음으로 빗대어서 표현한 문장입니다만..

저는 위에 작성한 것처럼 약간 비틀어서 해석했습니다.

 

시작과 끝을 다시금 환기시키자.

그 모든 것에서.

일이든, 삶이든.

 

 

"어느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특별하다고 말하면 어떨까.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고귀하다고,
그리고 내가 하는 이 일도
너무나 소중한 직업이라고..."

이 문장을 읽으면서 단지 '작가님의 특수청소 일' 로만 이해하면 안 됩니다.

작가님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개개인 모두가 특별한 존재이고,

그렇기에 하는 모든 일들 또한 특별하고 고귀하며,

이런 일을 하는 직업들 또한 귀천이 없이 소중하다는 것' 입니다.

 

즉, '직업에 귀천은 없다' 는 말입니다.

실제로, 더 나은 직업은 있어도, 나쁘고 못난 직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원하는,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은 다 특별하고

그 사람만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수고한 내 어깨가 가볍다.
사실 가벼워진 것은 어깨가 아니라 내 마음이지만."

일을 끝마쳐서 가벼워진 것이 아니라

일을 끝마쳤기 때문에 마음이 가벼워져 몸도 가볍게 느껴지는 것.

 

그것이 고된 일일수록 더더욱.

 

일정 한계를 넘어서면 몸이 아니라 마음이 일을 하기 때문에.

 

 

 

"주로 가난한 이가 혼자 죽는 것 같다.
그리고 가난해지면 더욱 외로워지는 듯하다.
가난과 외로움은 사이좋은 오랜 벗처럼 어깨를 맞대고 함께 이 세계를 순례하는 것 같다."

저의 견해가 딱히 없어도 되는 문장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할수록, 더 외로워진다고 합니다.

그렇게 외로움에 잠식되어 방에서 혼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생깁니다.

 

그런 말이 있죠.

 

"돈이 없으면 나갈 수가 없어.

갈 곳이 없거든.

다 돈이야."

 

돈 없이 놀기에는 그만큼 나이가 들어서 일까요..?

어린 시절에는 놀이터에서 그렇게 몇 시간을 주야장천 놀아도 지치지 않고 오히려 더 놀고 싶었는데..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쉬지 않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 인생, 인간 존재의 아이러니다."

 

세라비!

그것이 인생이다.

 

이미 동전은 던져졌고, 너는 이미 태어났다.

그렇기에, 

동전이 떨어지기 전까지

잠시 떠있는 그 순간을 즐겨야 한다.

그 순간이란 인생을 말한다.

 


무척 인상 깊었고 새로운, 신선한 책이었습니다.

식견이 넓어진 것 같아요.

 

 

 

긴 저의 북갈피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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