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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갈피/시, 에세이

[북갈피] 김이나의 작사법 -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깊이있게 가사로 표현한다.

by 잡은 갈피 2023. 3. 14.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인상 깊은 구절,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따로 메모하거나 표시하지 않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뿐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잊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이렇게 느끼지 않기 위해 책을 읽고 담아두고 싶은 갈피를 작성해두려고 합니다.

물론, 주관적인 느낌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적기 때문에

개개인마다 받아들임의 차이가 있고, 생각의 차이 또한 있기에 강요하지 않는 점 이해 바랄게요.

 

북갈피 포스팅은 서론 - 본론 - 갈피 - 마무리 순서로 구성됩니다.

 

본론 안에는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책을 접하게 된 계기
  • 작가 소개
  • 책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및 소감
  •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거나 생각해보고 싶은 부분, 그리고 느낀 점을 적어둔 메모

 

저의 북갈피를 보러 와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리면서,

시작하겠습니다!

(북갈피는 이 책에 대해 단지 '빙산의 일각' 에 불과합니다.

개인적으로 북갈피를 통해 '관심과 흥미가 생겨 책을 읽어보셨으면..' 하는 바램 뿐입니다.)


김이나의 작사법

저자: 김이나

 

 

 

김이나의 작사법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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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나 작사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인 '에일리 - 저녁하늘' 을 작사하셨고,

이 노래를 들은 이후로 저녁 하늘을 바라볼 때마다 이 노래와 가사가 떠오릅니다.

그렇게 팬이 되었고, 작사한 노래뿐 아니라 집필하신 책도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북갈피] 보통의 언어들 - 보통 사용하는 단어들에게 감정의 의미를 더해주다.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인상 깊은 구절,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따로 메모하거나 표시하지 않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뿐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

gripped-galpi.tistory.com

지난번에 읽은 책 '보통의 언어들' 을 통해서 김이나 작가님은 '무척 아름다운 단어들을 활용하여 문장을, 말을 예쁘게 표현한다'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가님은 날카로운 언어를 사용하십니다.

여기서 제가 비유한 '날카로움' 은 '날 선' 것이 아닌,

'마음 깊숙이 꽁꽁 숨겨놓은 한 사람이 살면서 느꼈던 깊은 감정을 꺼내올리는 것' 을 의미합니다.

 

누군가에겐 너무나도 가슴 아픈 사랑의 추억.

누군가에겐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트라우마.

누군가에겐 행복을 느끼게 해 주기 위해 선행을 베푸는 마음.

 

이러한 모든 감정들을 디테일하게 파악하고, 이해하여 이를 3분 내외의 멜로디에 가사로 입혀주는

노래에 시를 덧붙이는 작사를 하시는 김이나 작가님.

 

 

이 책은 이러한 작사를 하시는 김이나 작가님의

작사가로서의 경험과 스토리,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집필하셨습니다.

 

또한, 이러한 노래의 가사는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무슨 표현을 하기 위해 만드셨는지 일종의 해설집의 역할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포함하여 '이 노래도 김이나 작가님이 작사하셨어?' 라고 놀랄만한 노래들의 가사 설명과 배경, 작중 인물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설명을 들은 후에 가사와 함께 노래를 들어가면서 책을 읽었는데요.

가사가 더욱 깊이 있게 들렸고, 이전에 들었던 것과는 다르게 감정이 이입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설명을 읽은 후 가사를 보며 노래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설명을 떠올리면서요!)

 

 

그리고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가사에 대한 철학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사는 '듣고 부르는 글' 이다."
"곡은 얼굴이고, 가사는 성격이다."

 

 

책에서 작사 및 음원 녹음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대해 설명해 주는 파트 덕분에

이전에 알던 용어들을 다시금 '이러한 의미였구나' 라고 이해했습니다.

여러 인상 깊은 용어들도 있었는데요.

('벌스', '댐핑', '디브릿지' 등..)

그중 '야마' 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책 내에서 여러 번 사용하셨습니다.)

 

'야마' 를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가자면,

가사의 매력도 또는 이펙트 등을 뜻합니다.

즉, 매력이 높을수록 '야마 있다' 라고 합니다.

 

 

제가 좋아했던 노래들 뿐 아니라 이전에 한두 번 듣고 '노래 좋다!' 고만 느끼고 찾지 않았던 노래들도 이 책을 통해 발견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선호도나 취향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시면서 저처럼 스쳐 지나가고 찾지 못했던 노래를 찾아내시길 바랍니다.

 

  • 궁 OST - 사랑인가요
  • 조용필 - 걷고 싶다
  • 윤하 - 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유
  • 써니힐 - 베짱이 찬가
  • 아이유 - 좋은 날, 너랑 나, 나만 몰랐던 이야기
  • 박정현 - 서두르지 마요

 

지금까지 '에일리 - 저녁하늘' 의 가사 히스토리는 알고 있었지만, '아이유 - 좋은 날' 의 가사 뜻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노래를 들을 때 가사를 듣지 않고 단순히 멜로디와 가사의 목소리만 들었나 보다' 라며 반성했습니다.

(특히 아이유의 3단 고음..)

이 노래 가사의 상황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소심하고 수줍은 소녀가 '에둘러' 남자에게 고백하지만, 정작 남자에게 '에둘러' 차이는 상황' 이라고 하더군요.

 

 

 

마지막으로, 이 책 덕분에 작사가는 어떠한 생각으로 작사하시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작사가는 대중들이 바라보는 가수의 모습을 생각해야 한다' 는 겉으로 보기에는 쉬워 보이는 말이지만,

이를 매 번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객관적인 관점으로 가수를 바라봐야 하고,

가사 속 캐릭터를 최대한 입체적으로 만들고,

가수가 이 캐릭터를 소화해 내야지 가사의 의도를 적확히 표현할 수 있다는 점.

 

 

작가님의 아름다운 표현으로 감싼 말들이 책 안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말들을 주로 북갈피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에일리 - 저녁하늘' 노래 가사를 옮기고 가사의 히스토리를 기록하려 합니다.

이 노래, 반드시 들어주세요!

 

 


1부 감정의 언어, 작사가의 삶 _ 작사의 기본기
"발라드곡이 댄스곡에 비해 발음디자인 테크닉이 덜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제가 생각하기에도 댄스곡은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불러야 하기 때문에

강한 발음의 단어들과 함께 노래에 맞는 테마, 퍼포먼스까지 신경 쓰면서 작사해야 하고

 

발라드곡은 감정을 담아 가사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발음이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가사에 신경 써야 하겠네요.

 

 

 

- 이 1부에서 A&R 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A&R의 업무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 부분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 기획 단계 참여
  • 작곡가와 작사가에게 곡을 의뢰
  • 녹음 현장 책임
  • 가수의 녹음 스케줄 매니징
  • 전반적인 커뮤니케이션
  • 세션 녹음 및 믹싱
  • 마스터링 현장 책임

 

제 직업 기준으로 PM의 역할과 흡사하다고 느꼈습니다.

결국 프로듀서 및 가수가 포함된 엔터테인먼트 ↔ 작사/작곡가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역할이 주 업무인 듯하네요.

 

 

 

"딸이랑 엄마가 같이 즐길 수 있는 가사여야 한다는 겁니다."

- 이성수 SM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팀 실장 (당시)

2015년 당시 김이나와 인터뷰한 이성수 실장님의 대답 중 일부입니다.

이수만의 처조카이자 현재(2023.02~)는 SM 엔터테인먼트 CEO인 이성수 대표님.

 

이 대목에서 느끼는 것은

SM의 노래들은 결국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가 함께 들을 수 있는 가사에 주목했다는 점.

 

 

 

- A&R 업무와 함께 음반을 만드는 과정도 소개했습니다.

 

  1. 회사 측(프로듀서, 제작자, A&R)이 작곡가들에게 곡을 의뢰
  2. 작업된 곡들을 모아 회사 내 모니터를 통해 수록곡을 결정
  3. 회사측 또는 작곡가가 작사가에게 가사를 의뢰
  4. 작곡가와 회사의 모니터를 통해 가사 결정
  5. 보컬 및 세션 녹음
  6. 믹싱, 재킷 사진 및 MV 촬영
  7. 마스터링
  8. 재킷 및 CD 인쇄, 제작
  9. 음원 발매

 

하나의 음원을 제작하고 발매하기 위해 이러한 과정을 거칩니다.

정말 긴 시간에 걸쳐 여러 사람들이 함께 힘써 작업한 창작물이라고 다시금 깨닫습니다.

정말이지 이런 음원 노래를 표절하는 것은

노래를 만들기 위해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정성과 노력을 헛되이 만드는 것이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네요.

 

 

 

"이 일은 특히 시류와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아무리 경력이 많고 노하우가 있다 한들 소용없다.
'잘 써왔던 사람' 이라는 것보다 지금 당장, 오늘 잘 쓰는 사람의 가사가 필요한 것이다.
실은 나는 오늘도,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불안하다.
일이 즐거운 만큼 욕심도 커진다."

시류와 트렌드에 민감한 직업 특성은 저도 십분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개발자의 특성도 마찬가지로 최신 트렌드와 기술, 도구를 꾸준히 습득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과거에 대규모 트래픽 시스템과 서비스를 만들었다 한들 소용이 없습니다.

 

C언어로 만들었던 이력과 전적으로 지금까지 피력할 수 있을까요?

SVN으로, eclipse로만 개발하면서 이를 고집하면 오늘날에도 이해하고 받아줄까요?

 

'개발 잘했던 사람' 타이틀을 등에 업고 '지금 당장, 오늘도 개발하는 사람' 을 가장 선호합니다.

작사님이 이야기하신 대목처럼.

작사가와 마찬가지로.

 

 

 

2부 좋은 사람들의 삶은 노래로 남는다 _ 소통과 관찰의 기록
"진실을 이야기한들 소용없는 때가 온다면,
차라리 그것을 자신만의 신비로운 영역 안에 넣어버려라.
그리고 내 것이 드러나지 않길 바라는 만큼, 남의 것을 캐지 마라."

나의 비밀을 꺼내서 보여줄 수 있다면, 남의 비밀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나도 내 비밀을 오픈하지 않는데, 남의 비밀만 알고 싶어 한다?

That's No, No.

 

진실을 말해도 거짓말로 치부되기도 하고,

거짓말이 부풀려져 진실로 기정사실화가 되기도 합니다.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들어주지 않는다면

차라리 내 마음속 어딘가에 고이 간직해 두는 것은 어떨까요?

 

 

 

"힘들다고 투덜대기엔 뉴스나 친구들로부터 접하는 인생들은 늘 고달팠다.
내 무게를 나누기엔 타인이 이미 짊어진 마음의 무게가 이미 너무 무겁기 때문에,
그저 감성적인 징징거림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심지어는 누군가에게 약점으로 잡히지 않을까 하는 불신 때문에
속내를 드러내는 일은 참 힘든 일이 되어가는 것 같다."

정말 이 문장을 읽고, 곱씹으면서 계속 공감했습니다.

내가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힘듦과 고통' 은 실로 주관적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해 봤자 깊이 있는 위로와 공감을 받기 힘든 현실입니다.

 

'고작 그런 걸로 힘들어한다고?'

'내가 더 힘들어!'

 

라는 소리를 안 들으면 다행이고요.

 

더 악질인 사람은 이러한 말을 약점으로 삼아 끌고 다니려 합니다.

한 두 번 악질한테 데이면 새로운 사람에게 쉽게 자신의 상처와 힘든 점을 이야기할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그렇게 나이를 먹을수록 본인의 깊은 속마음을 꺼낼 시간이 없어집니다.

그렇게 혼자 쓰라리고, 달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게 되죠.

 

씁쓸합니다..

아직 경험하지 못했던 20대 초반이 그립네요.

 

 

 

4부 당신의 망상과 공상은 소중하다 _ 나의 아이디어 사냥법
저녁하늘이란 건 누가 봐도 쓸쓸한 풍경이다.
하루가 떠나가는 시간, 많은 것들이 보이지 않게 되는 시간.
오늘이 다시는 올 수 없단 사실은,
가끔씩 너무 슬프게 다가오지 않던가."

어제의 저녁 하늘과 오늘의 저녁 하늘은 다릅니다.

활기차고 따뜻한, 밝은 낮이 이제 사라지는 그 시간.

퇴근길에,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는 길에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면 보이는 해질녘 노을. 황혼.

그리고 하루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다가오는 저녁하늘.

 

'에일리 - 저녁 하늘'

 

 

 

"저녁하늘이라는 주제는 막 겪은 이별의 아픔보다는,
어렴풋이 남은 이별의 아픔에 비유하면 적절할 것 같았다.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때도 있지만, 문득 시리게 오는 기억과 비슷해 보였다.
끊어졌다가, 새로 또 오는 인연과 닮아 있는 듯했다."

문득 저녁 하늘을 올려다보면 느껴지는 쓸쓸함과 허무함.

그 뒤를 따라오는 이별의 기억, 그때의 감정.

가슴이 시려오며 차가워진 밤공기를 몸으로 맞이할 때의 순간을 담은 노래입니다.

 

'에일리 - 저녁 하늘'

 

 

"누군가에게 맘을 줄 때면 반을 남기는 습관이 있어
다 줘버리면 떠날 것 같은 이상한 그 예감이 싫어"

"니가 가도 사랑은 다시 오고
소란스런 이별을 겪어봐도
이렇게 너는 너는 너는 자꾸 맘에 걸려"

"니가 아닌 누군가 나를 안고
내가 아닌 누군가 너를 안고
이렇게 오래 오래 오래 나날들이 가도"

- 에일리의 저녁 하늘 노래 가사 중

떠나는, 이별하는 순간이 두렵고 무서워서

누군가를 새로 만나더라도 온전히 내 마음 전부를 주지 못하는 일종의 트라우마.

비단 연인 관계뿐 아니라 친구, 가족, 친척, 동료 등 누군가에게 마음을 쉽게 주지 못하는 나쁜 습관.

이를 '반을 남기는 습관' 으로 표현했습니다.

 

니가 아닌 누군가 나를 안고,

내가 아닌 누군가 너를 안고.

 

너 옆에는 내가 너를 안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너 옆에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있고,

내 옆에는 너가 나를 안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내 옆에는 너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있고.

 

정말 이 표현은... 최고입니다.

최고라는 말 밖에.

 

 


다음에는 김이나 작가님의 또 다른 책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긴 저의 북갈피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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