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인상 깊은 구절,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따로 메모하거나 표시하지 않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뿐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잊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이렇게 느끼지 않기 위해 책을 읽고 담아두고 싶은 갈피를 작성해두려고 합니다.
물론, 주관적인 느낌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적기 때문에
개개인마다 받아들임의 차이가 있고, 생각의 차이 또한 있기에 강요하지 않는 점 이해 바랄게요.
북갈피 포스팅은 서론 - 본론 - 갈피 - 마무리 순서로 구성됩니다.
본론 안에는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책을 접하게 된 계기
- 작가 소개
- 책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및 소감
-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거나 생각해보고 싶은 부분, 그리고 느낀 점을 적어둔 메모
저의 북갈피를 보러 와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리면서,
시작하겠습니다!
마음
저자: 나쓰메 소세키
마음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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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명절에 책꽂이에서 접한 책.
시작은 앞부분을 살짝 접한 후에 책을 더 읽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기면 빌렸다가 나중에 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앞부분을 읽으면서 순식간에 매료되었고, 명절 이틀 정도 4시간에 걸쳐 한 번에 다 읽었습니다.
앞부분을 읽고 이 책의 시대상을 알고 싶어서 인터넷 검색을 했었습니다.
1910년 대 '메이지 시대' 의 일본이 배경이었습니다.
이 배경을 알고나니 이전에 읽고 갈피를 잡았던 책 '인간실격' 이 떠올랐습니다.
[북갈피] 인간실격 - 읽다보면 지금 시대의 우리나라에서 사는게 행복하구나 깨닫는다.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인상깊은 구절,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따로 메모하거나 표시하지 않다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 뿐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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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이전에 읽은 덕분에, 이 시대의 사회 모습을 어느 정도 이해한 채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시대 특성인 낮은 여성인권과 가부장적인 모습들, 이에 따른 남녀의 성향 등..
(현재 우리나라와의 차이로 인한 괴리감, 대비되는 사회로부터 느끼는 반감을 많이 줄인 채로 읽었습니다.)
'인간실격' 책도 그렇고 이 책 또한 소설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소설 전개를 위한 대상(주인공이 될 수도, 제삼자가 될 수도 있는)의 시점으로 바라보고, 느끼고, 표현해 나가는 필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저에게 생동감 있고, 실제 내가 경험한 이야기처럼 빠져들었습니다.
이입도 되었고요.
(일본의 추리소설, 로맨스소설과 같은 다른 소설들의 공통된 특징인 것 같아요.)
'일본의 셰익스피어' 라고 불린다는 저자 '나쓰메 소세키'.
명절 덕분에 유명한 작가와 고전 소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저자의 다른 유명한 소설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를 다음번 읽을 소설로 정했습니다.
이 책은 총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상 - 선생님과 나
- 중 - 부모님과 나
- 하 - 선생님과 유서
(목차만 읽고 스포 당한 기분이었습니다..)
3부작은 연결되어 있고, 하나의 스토리로 계속 진행됩니다.
1인칭 시점의 주인공인 '나' 가 겪은 이야기입니다.
일명 '선생님' 이라고 부르면서 따르는 주인공,
주인공의 고향인 시골에 계신 부모님,
'선생님'의 아내, 절친 K,
'선생님'이 대학생 시절 하숙한 집주인인 미망인 부인과 딸.
크게 이러한 인물들의 이야기입니다.
1부(상)는 말 그대로 '선생님' 과 주인공이 알게 되고, 친해지는 이야기와 함께 계속 숨기는 '선생님' 의 과거를 둘러싼 이야기로 진행합니다.
2부(중)는 위독하신 주인공의 아버지 병문안, 그리고 한평생 시골에만 계셔서 넓게 보지 못하는 부모님과의 내적 갈등으로 풀어나갑니다.
3부(하)는 선생님이 남기신 편지 내용이 전부입니다.
다 읽고 나서 회상해 보니, 3부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소설의 끝부분이자 이야기 내내 궁금했던 선생님의 과거가 풀리는 만큼 임팩트도 크네요.
결국 이 책도 인간의 간사한 마음,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란 참.. 완벽한 사람은 절대 없다고 느낍니다.
제가 읽으면서 기록했던 메모입니다.
- 시골 사람들(뿐 아니라, 이 시대 또는 현재에도 종종 보이는)의 '체면' 을 따지는 특유의 문화.
남 눈치를 많이 보고,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분위기가 이 당시에는 더 만연했는데요.
제가 알기로는 일본은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이런 '타인의 시선' 을 중요시한다고 들었습니다.
비단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눈치 보는 습성이 내재되어 있죠.
저자는 이런 '체면' 과 '눈치' 습성을 꼬집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눈치 주는 사람들 또한 남들한테 눈치 받으면서 살겠죠?
- '선생님' 께서 이야기하신 여러 문장이 인상 깊었습니다.
"사랑은 죄악이야."
사랑은 죄악이라고 1부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요.
저는 '어떤 일이 있었길래 사랑을 죄악시하지? 지금 아내랑 행복하게 잘 지내시면서..' 라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이는 3부에서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습니다.. ㅎㅎ
"인간은 모순으로 가득한 존재이다."
아.. 포스팅 제목으로 사용한 문장입니다.
이 책은 이 한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왜 '선생님' 은 인간혐오적이고 염세적인지,
왜 모순이라고 하는지 (자기도 인간이면서 셀프 디스..?)
3부에서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을 여러 번 곱씹으면서
저 또한 여러 부분에서 상처를 받았었고, 그러한 것 중 일부는 혐오할 정도인데요.
저의 인생을 회상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그런 부분을 다른 사람들에게 했었던 기억이 있더라고요.
'내가 싫어하는 것을 나도 하고 있었다는 것.'
이것이 인간의 모순성이고, 인간은 알게 모르게 모순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
"다시 말해 나는 지극히 고매한 사랑의 이론가였던 거지.
동시에 가장 빈곤한 사랑의 실천가였네."
이론적인 양방향의 사랑을 추구하기 때문에
일방적인 빈곤한 사랑에 힘겨워합니다.
왜인지는 3부에서 밝혀집니다.
1부와 2부는 3부를 위한 촉매입니다.
3부를 읽으며 머릿속이 맑아지고 속이 개운해지는 깨달음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책 강추!)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느낀 교훈은 바로
'양심에 찔리는 행동을 했으면. 망설이지 않고 바로바로 이야기하자.'
입니다.
양심일 수도 있고, 상대방이 상처받는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을 피해 입히는 행동도 됩니다.
그럼, 몇 개 잡지 않은 북갈피로 넘어가겠습니다.
나는 책략으로 이겼을지는 모르나
인간으로서는 졌다.
"사람이란 무릎을 꿇은 기억이 있으면 훗날 상대의 머리 위에 다리를 올려놓으려 들기 마련이야.
난 그런 수모를 겪느니 차라리 지금 받는 존경을 사양하고 싶네.
지금보다 더 비참한 미래를 감내하느니 차라리 외로운 현재를 견디는 게 나아.
우리가 태어난 시대는 자유와 자립 그리고 자아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지만
그 대가로 쓰디쓴 외로움을 견뎌야 하지."
믿고 의지하고 존경하는 사람.
멘토 또는 스승 또는 형, 동생까지 누구든지 그 사람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 은 그러한 믿음, 의지, 존경을 자기 자신한테 하는 것을 완강하게 거부하는데요.
'사람은 다른 사람 밑에 있어하고 싶지 않다.
언제든 이빨을 드러내며 잡아먹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만 엿본다.'
와 같이 인간불신에 빠져있네요.
"안정을 찾지 못하는 나의 마음 양쪽 끝에는 지위와 교육, 그리고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있었다."
'선생님' 과 '아버지' 는 완전히 다른, 대비되는 인물입니다.
두 분 다 주인공한테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요.
도시 사람과 시골 사람의 차이일 수도 있고,
교육의 차이 일 수도 있고..
뭐가 되었든 이 두 인물을 동시에 비교하는 대목이 2부인데요.
주인공의 시점으로 두 인물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독자들에게 '너넨 이 두 사람을 어떻게 생각해?' 라고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대답으로
'무조건 도시가 좋고, 교육을 많이 배운 사람이 더 낫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처럼 무지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어.'
라고 해주고 싶네요.
"남녀 관계에서 상대를 속속들이 알다 보면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데 필요한 신비스러움이 사라지고 마네.
향에 불을 붙이는 순간 향기가 타오르고 술이 혀끝에 닿는 찰나에 술맛을 알듯이
남녀 간의 감정에도 사랑으로 발전하는 어느 한순간이 있다고 생각하네.
그 지점을 한번 지나치고 나면 서로 친숙해지기야 하겠지만 사랑을 감지하는 신경은 점점 마비되네."
처음 스파크 튀듯이 한 번에 불타오르는 사랑.
그 사랑의 기간이 지나고 어느 순간에는 편안함, 익숙함, 안정감이 밀려옵니다.
이때 '사랑이 식었다' 라고 생각하는 단순한 사람들이 있는데요.
처음 느낀 감정만이 사랑이라고 오해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항상 새로운 자극을 찾고 싶어 합니다.
호기심도 강력하고요.
하던 것도 반복해서 계속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질려합니다.
번아웃에 빠지는 이유도 이 중 하나이고요.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느낀 강렬함도 사랑이고,
서로 각자의 삶의 한 부분으로 되어 익숙하고 편안해지는 것 또한 사랑입니다.
"신체든 정신이든 인간의 모든 능력은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발달하기도 하고 파괴되기도 하지.
하지만 불필요하게 자극의 강도를 높이다가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달을 수 있는데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도 이를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외부로부터 받든, 내면에서 피어오르든
자극의 강도만 계속 높이기만 한다면 자기 자신만 파괴됩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 충격으로 몸과 마음이 버티질 못하는 것이죠.
자기 자신을 향한 채찍질은 적당히 합시다.
당근도 주면서 자기 자신을 발전시킵시다.
읽고 며칠이 지난 시점에도 생생하게 이야기가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그만큼 강렬하고, 인상 깊은 소재이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화법과 필력이 무척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잊지 못할 고전 소설입니다.
감사합니다.
긴 저의 북갈피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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